아버지께서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께서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오시던 날. 강원도에 있는 부대에서 나와 동기들과 차 한잔하고 나서 울산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어둑어둑 지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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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사시던 마을은 산을 하나 넘어가야 했는데, 그 날따라 어렸을 때부터 나무하러 다니던 뒷산이 그렇게 낯설게 보이셨답니다. 아버지께선 휴가나와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하고 산을 넘어가셨고...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깊어졌다고 합니다.
밤 하늘엔 달빛조차 비추지 않아 산은 온통 시커먼 어둠으로 둘러쌓여 있었고, 아버지께선 조바심을 내시며 한참 걷고 있었는데, 앞에 누군가 서있었답니다.
너무 어두워서 누군지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마을 동생이었답니다. 아버지께서 너무 반가워서 [오랜만이지? 잘 지냈어?] 하시며 인사를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동생은 조용하게 분위기가 왠지 처연하더랍니다.
아버지께선 얘가 왜 이러니? 하셨지만, 반가운 마음이 앞서 같이 마을로 향하셨고, 동생은 앞장서서 말도 한마디 하지 않은 체 걷더랍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동생을 따라가다보니 늘 가던 길이 아닌 이상한 곳으로 가더랍니다. 앞장서서 가던 동생에게 이 길이 맞냐? 했지만 동생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가기만 했고... 아버지께선 새로 생긴 지름길인가 싶어 따라가셨답니다.
그때부터였답니다. 동생은 앞에서 가고 있었는데, 점점 동생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이더니만, 산 길은 점점 험해져서 휘적휘적. 덤블과 가지를 헤치고 가게 되셨답니다. 땀을 뻘뻘 흘리도록 따라 갔는데, 동생을 따라 잡을 수 없었답니다.
그러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이게 왠 일이지... 아버지께선 왠 무덤가에 와 있더랍니다.
그때부터 공포에 사로잡히신 아버지께선 죽기살기로 산에서 뛰어오셨고, 몇시간을 헤매고나서야 집에 도착하셨답니다. 집에 도착하셨을 땐, 온 몸이 가시에 찔린 상처투성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어머니(저의 할머니)께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셨는데, 어머니는 아버지를 가만히 쳐다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걔, 두 달전에 죽었다]
[투고] 몽몽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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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2 00:10
왜 아버님을........;
2005/09/06 11:06
오랜만에 봐서 (귀신이...) 장난을 친 게 아닐까요?
2005/09/02 00:16
전형적이지만... 참 볼때마다 소름 끼쳐요;
2005/09/06 11:07
저는 어머님의 마지막 말씀에 소름이 돋았답니다.^^
2008/02/03 14:25
저도 놀랐어요 ㅠ.ㅠ
2005/09/02 01:16
오오. 이 시간까지....아니 원래 이 시간에 올라오는 거였나?
수고하세요~
2005/09/06 11:10
감사합니다.^^
원래 정각에 올리곤 했는데,
색다르게 11시 59분에 올렸답니다.
2005/09/02 07:53
하아.. 혼자 외로우셨나.. 친했던 형이 오랜만에 오셔서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오신듯....
ㅠㅅㅠ
2005/09/06 11:10
그래도 지름길을 알려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2005/09/02 10:20
그래도 별 해코지를 하지 않은 걸로 봐서 단지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요. 친하게 지냈던 형이니까 무덤에 와서 술이라도 한잔 뿌려주세요...라고.
2005/09/06 11:11
생각해보니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친했던 사람인만큼 자기 소식을 먼저 알려주고 싶었던 걸까요?
2005/09/02 10:20
오~ 오타발견 차 한자(?) 차 한잔이 아닌가용
푸헤헤 쓸데없는걸 발견한 피피입니당 ㅡㅡ;;
2005/09/06 11:14
아닙니다~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005/09/02 10:37
진짜 전형적이지만 참 이런 얘기는 소름끼쳐요.
2005/09/06 11:19
원조의 품격이랄까요~?
2005/09/02 11:39
음...그래도 고향에 오자마자 첨으로 반겨주다니...
예의가 뭔지 아는 동생이군요...(__ );;
2005/09/06 11:19
말도 좀 해주면 좋았을텐데
원래 말 수가 적었나 봅니다.^^
2005/09/02 12:12
정신이 들지 안으셧다면.....
과연.. 무슨일이 잇어 낫을까요??
생각만해도... 무섭습니다....... 으으으~~~~( 이러면서 딴생각중 -_-; )
2005/09/06 11:19
아마 무덤가에서 주무시지 않으셨을까요?
2005/09/02 13:40
고생하셨네요-_-;;무덤이라니
2005/09/06 11:21
뜨금없는 이야기지만 무덤가에서 괴담회를 하면
귀신들도 모여서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5/09/02 18:02
역시..군대가면 귀신을 꼭 보는건가... 군대 가고싶어지넹 +_+
근데...무덤으로 데려간이유가.....자신의 죽음을 알리려는건가..?
2005/09/06 11:21
제 주위에도 군대가서 귀신 본 사람들이 몇몇 있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한 것 같습니다.
2005/09/02 19:03
빨간참새님 의견에 한표.. 왠지 무서운 얘기가 감동적으로 승화되고 있습니다. 저희오빠가 8월초에 군대에 갔는데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귀신이라면 질색을 하는데..
2005/09/06 11:22
여름 가셔서 훈련받으실때 힘드실 것 같습니다.
오라버니께 편지 많이 보내주세요~ 편지가 가장 큰 힘이 된답니다.^^
2005/09/02 19:21
...두 달전에 죽은 사촌오빠가 생각나는군요..ㅜ_ㅡ 이번에 할아버지 산소 가면서 오빠 산소에도 한 번 가보고 와야 겠어요..
2005/09/06 11:23
저런... 늦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5/09/02 21:51
아버지 정말 건전하세요. 휴가나와 동기들과 '차 한잔'이라니 흐흐흐...
2005/09/06 11:23
으핫~ 사실 저도 차 한잔이 아니고 술 한잔이 아니셨을까... 의심하기도 했답니다.^^
2005/09/02 22:05
흠... 왜 항상 좋은길로는 안가고 험한길로 골라서 데려가는 걸까요?
저도 빨간 참새님 말처럼 그저 자신이 죽은걸 알리려고 나타난거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고생좀 덜 시키는 길로 데려가도 될걸 말입니다..-_-
뭐, 말해놓고 보니 편한길로 가면 저승길이 되려나 싶기도 하지만...(켕)
2005/09/02 22:35
아..제 글이 올라왔군요. 감사드려요..^^
아버지가 저 이야기 딱 한번 해주셨어요..그리고 하실때..참 힘들게 하셨고..그래서 다시 그이야기 꺼낼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충격 많이 받으셨던것 같더군요.
죽은 동생은 참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어서 아버지가 많이 좋아하셨다더군요..그런데 큰 해꼬지는 아니지만 저렇게 홀림을 당하셔서 충격이 더 하신것 같더라구요..
2005/09/06 11:24
저야말로 투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죽은 동생분께서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믿습니다.
2005/09/03 02:13
그 혼령도 불쌍하네요.. 마을 근처에서 서성거렸던 것 같은데....
그래도 큰 일 없으셔서 다행입니다요..
2005/09/06 11:25
왠지 마을 주변을 배회하시다가
마을의 흉사가 있으면 막아주실 것 같습니다.^^
2005/09/04 11:54
음.. 혼자 가기 쓸쓸하셨나봐요.. 에구구;; 아버지께서 충격받으실만 하다는;;
2005/09/06 11:41
헉... 설마 무덤 속으로 데려가려는 것은 아니였겠죠?
2005/09/04 18:31
아.. 무섭네요. 이런 이야기 들으면 등산하기 싫어져요. 크흑
2005/09/06 11:42
저는 이런 이야기 듣지 않아도 등산 하기 싫습니다.ㅜ_ㅡ
(운동이랑 거리가 먼 사람...)
2005/09/05 10:07
울산분이시군요!! 솔직하게 말씀하십시오. 아버지가 말씀하신건 그런게 아니잖아욧!
"우와~ 오랫마이네! 잘지냈나?!"
이게 정답...
2005/09/06 11:43
으하하하~
제가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제대로 고증하지 못했답니다.^^
2005/09/06 05:29
나도 이라크에서 6개월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백주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동네가
죄다 낯설게 보였었는데ㅋ 진짜 이런 애긴 자주 들어보긴 하다만...막상 나한테 이런게
진짜 생기면 어쩌나하는 생각도 소름끼쳐가며 종종 해봅니다;
2005/09/06 11:43
오우... 6개월동안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짝짝짝~
2005/09/07 20:09
호오... 세상에 자신의 무덤에서 같이 술이나 한잔하자고 불러낸걸까요?
2005/09/12 12:21
동생분이 자기 간거 알려주려고 ㅡ.ㅡ
주변 구신들한테 물어물어 부대까지 찾아가셨던걸까요 ㅡ.ㅡ;;
어쩌면 홀려서 길동무로 데려가려고는 했지만,
마음 한편으론 오지 않길 바래서
매번 험한 길로 데려가는걸지도 모르겠네요 ㅡ.ㅡ
2005/09/14 19:59
오우 ㅠㅠ 저런류의 이야기 넘 무섭습니다 -__ -;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무표정인 동생을 따라가는것도 넘 무섭습니다~~ㅜㅜ
근데 왜 맨날 끝은 무덤가인걸까요 -_-........;;
2005/09/19 03:00
자신의 죽음을 말해주고 싶을만큼 좋아했던 ...... 사람이 글쓴분의 아버지였나봐요 .......
아니면 단순히 심심했을지도 ......
2005/10/22 00:16
심심해서 골려주려고 험한길로 ;; 하하하;;
2005/11/04 00:47
현 따라서 굴다리 밑으로....
2005/11/21 19:29
오싹하네요...
2006/03/06 14:44
따라 올 수 있을 정도로 간게 아니라.. 못 따라올 정도로 이동 하셨다는건..
아버님께 해를 끼치기 위해서라기 보다..
그분(?)의 오오라에 끌려 가신게 아닐까요? ㅎㅎ
웬지 마을 형을 해하려는 내용이 아니길 바라는 ㅠ_ㅠ
2006/04/22 13:06
울엄마도 저런일 겪은적 있었는데-_ -;;나중에 시간내서 올려드리지요..ㅎ
2006/06/17 21:54
그건 그분의 무덤? 그분이 혹시 아버지를...짝사랑은 아니겠죠?; 자기 죽었을때 안왔다고 심통부리는건아닐까요?
2006/07/14 01:59
저희 외할아버지께서도 저런일을 격으셨다고 들었는데....
근데 홀린게 토째비인가...뭐....뭐라더라...그
하여간 그거라던거 같은데..ㅎ
2006/08/11 01:48
제 고향이 울산입니다. 아버님 연세가 꽤 있으신 분이신가 보네요. 요새 울산은 차타고 다녀서 산을 걸어 다니진 않습니다. ㅋㅋㅋ
2007/02/18 18:33
ㄷㄷ .. 제가 사는곳이 울산입니다
산이름이 궁금해지네요
아 무셔 ;ㅁ; //
2009/08/28 19:54
'울'산입니다ㅋㅋㅋ
2007/02/19 17:35
어머 코스모스님아 너무 로맨틱한 상상이에요
마지막 대사 걔 두달전에 죽었다가 동막골에서 강혜정씨 목소리로 들린 저에 비하면 너무 멋있는 상상이네요
2007/04/29 22:29
연락처 남겨요..zmedit@dreamwiz.com
2007/08/10 12:21
정말 그동생분이 소주 한잔 뿌려달라고 찾아왔을수도 있겠네여
어렸을때 친하던 형님이셨다니..
죽음을 알리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를 봐야 어머님께 물어볼테고
그래야 사망소식을 들을수 있을테니까요
2009/02/15 20:05
아우 동생참깜찍한짓거리하네.쩝
2009/03/09 14:22
아주 짧은말...걔 2달전에 죽었다...
그 한마디로 아주 소름이 돋습니다...
ㅋ.ㅋ 동생이 참 깜찍..
2010/01/27 22:52
그동생 참안됐네요.. 하마터면 그 잡귀에 홀릴뻔 했네요..
2010/07/26 16:57
헥... 이거 전형적인 얘기 아닌가요?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 누군가가 몇 년전에 죽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