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무희 주은몽은 결혼식을 앞두고 주홍빛 망토를 둘러쓴 괴인의 습격을 받는다. 주은몽의 목숨을 노리는 괴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칠십만 경성 시민을 경악케 한 잔혹한 복수극이 잇달아 벌어진다. 숨 가쁘게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 속에서 번득이는 명탐정 유불란의 날카로운 추리가 펼쳐지는데…….
마인은 출간 5년 만에 18판, 광복 후 30판을 찍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추리소설로, 우리나라 유일의 장르문학 전문지인 판타스틱에서 작가 김내성 탄생 100주년이자 마인 출간 70주년 기념 재출간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최초의 추리소설이라는 점이 굉장히 호기심을 이끕니다. 지금도 장르문학은 척박한데 과연 1939년에 출간된 추리소설은 어떤 느낌일까요?
가장 민감하게 다가오는 점은 독특한 문체입니다. 마인은 현재의 맞춤법에 따라 수정되었지만 1930년대 소설인 원작의 대화체를 그대로 따라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의 대화가 계속 됩니다.
"저는 영원히 이 품 안에서 저 무시무시한 해월의 칼날을 피할 테에요. 피난처, 피난처, 이 품은 나의 피난처!"
요새 영화제에서 김기영 감독의 하녀 복원판을 종종 상영하는데, 진지한 장면임에도 객석에서 실소가 터져 나오는 걸 경험하셨다면 마인의 대화가 어떤 느낌인지 이해하실 겁니다.
처음에는 이런 낯간지러운 대화들이 적응이 안 되지만 오히려 읽어나갈수록 당시 시대를 체험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시대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서술자의 개입이 많습니다.
"독자들이여! 제군들이 의성학에 대한 조예가 있다면 이 수상한 인물의 목소리가 어떻게 훌륭하게……"
마치 옆에서 변사가 책을 읽어주는 느낌들이 들 정도로 작품의 상당 부분은 서술자의 개입에 의해 진행됩니다. 서술자의 개입이 너무 많아 독자들이 편히 따라갈 수 있는 장점은 있겠지만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추리소설로서 흥미진진함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는 당시 문맹률도 높거니와, 장르문학 내지 문학 자체에 생소한 독자들이 많았기에 독자들을 배려한 장치로 생각됩니다.
또한 신파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추리소설이라고 하지만 남녀 삼각관계의 신파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기괴한 분위기를 묘사하는 내용과 못지않게 주인공들의 연애감정 묘사가 많습니다. 이는 추리소설이라는 생소한 장르에 익숙하지 않는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장치인데, 앞서 언급한 서술자의 잦은 개입과 마찬가지로 작품의 완성도를 낮추면서까지 독자에게 다가가야 하는 시대의 작품이라 어쩔 수 없는 태생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인은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정서적인 소재를 이용하여 475페이지라는 많은 분량도 계속 읽게 만듭니다. 출생의 비밀, 남녀의 애절한 관계, 신출귀몰한 범인의 행각 등등 추리소설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먹히는 떡밥과 탄탄한 이야기 때문에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반드시 두 번 읽게 되는 소설
미스터리 장르에는 트릭을 알고 나면 다시 읽지 않는 작품도 있지만, 트릭을 알고 나서 작품 속의 복선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읽게 되는 작품도 있습니다. 이니시에이션 러브는 후자에 속하는 작품으로, 마지막 세 줄로 모든 것이 뒤바뀐다는 카피를 쓸 정도로, 서술트릭으로 즐기는 소설입니다.
보통 이런 서술트릭을 강조한 작품들은, 읽는 도중에 이런저런 트릭을 예상하다가 마지막 반전이 기대에 못 미치게 되면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작품도 독자들이 기대한 만큼의 미스터리한 반전이 있는 건 아니라서, 서술트릭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분에게는 그리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마지막 세 줄을 접하고 조금 당황했었습니다.)
다만 본 작품의 소재가 연애라는 걸 생각하면 마지막 세 줄이 의미하는 반전은 소박하지만,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본 작품은 연애소설이라고 생각해도 될 만큼, 진부하고 전형적인 연애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연애에 있어서 상당한 효과적인 반전이며,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첫사랑의 쓰라림도 충분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술트릭을 즐기거나 혹은 미스터리보다 연애에 비중을 두고 보실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2009/06/21 22:01
꺄핫, 무지무지 기대되네요,ㅎㅎㅎ
추천도서 감사해요>ㅆ<
2009/06/21 22:0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9/06/21 22:04
앗, 감사합니다.^^
영화를 예매해뒀던터라 마음이 급해서.ㅜㅜ
2009/06/21 22:03
꼭 읽고 감상평을 해봐야겠습니다 후후훗, 벌써부터 흥미진진!!
과연 이번엔 읽으면서 어느정도 추리를 맞출수 있을지...
긴다이치 코스케는 최대 83%까지는 맞춰봤는데..ㅋㅋ
2009/06/21 22:09
5등
2009/06/22 09:45
역시 처음에는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평이 많네요. 하하^^;;
하지만 정말 익숙해지면 저도 모르게 비슷한 말투를 따라하고 있지 뭐예요.
2009/06/22 10:51
더링님 우리 영화관 오시면 공짜로 보여드릴 수 있는데..응?ㅎㅎㅎㅎㅎㅎㅎ
2009/06/22 11:12
헉! 어디신가요? +_+
공짜라면 안 달던 댓글도 다는 더링입니다.
2009/06/22 10:56
독자들이여....;;;
2009/06/22 11:12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꼭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06/22 15:49
아읽고싶다!
2009/06/22 16:51
읽고 싶소!
2009/06/24 14:21
읽어봤는데, 왕 추천입니다. 김무성 작가만의 특이한 문체도 재미있고, 내용도 괜찮아요 ^.^
2009/06/30 21:25
독자들이여;;
추리소설에 사랑이야기가 들어가면 잘 안읽는 편이지만 이건 읽어봐야겠네요 ㅎㅎ
2009/07/19 14:00
고전영화 특유의 향수를 좋아하는데, 고전 추리소설이라니 기대됩니다.
주문했는데, 얼른 도착했음 좋겠습니다.ㅎㅎ
2009/07/19 14:25
더링님 추천으로 읽었습니다.ㅎㅎ
기대한 정도로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아니 너무 기대해서 그랬을지도.ㅎㅎ
여하튼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