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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어릴 적에 부모님을 잃었다.
친한 친척도 없어서 고아원에서 자랐다.

어른이 된 후, 그녀는 자취를 시작했다.
혼자라는 걸 실감한 그녀가 우연히 거리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고아원에 있을 무렵, 자원 봉사로 자주 보았던 남자였다.

처음에는 반가운 마음도 있었고, 남자는 온화한 성격에 미소가 부드러운 사람이어서 쉽게 호감이 갔다.
여자는 남자와 결국 사귀기로 했다.

어느 날, 둘이 산길로 드라이브 갔다가 네비게이션 고장으로 길을 잃었다.
이미 시간은 자정에 가깝게 되었고, 여자는 말수는 점점 줄고 얼굴은 파랗게 질려가고 있었다.
남자가 다정한 말로 위로해주었지만, 여자에겐 따뜻한 말보다 그저 여기서 나갔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자기야, 일단 차 세워!"

여자가 갑자기 외쳤다.
여자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아 남자는 차를 세웠다.
여자는 곧바로 차에서 내렸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괜찮아?"
"여기 이상한 거 같아. 아깐 얘기 못했는데, 뒷좌석에 피투성이인 여자가 계속 앉아 있어…."

그러자 남자는 여자가 안심하도록 평소처럼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아, 자기한테도 보이는구나. 걱정마. 자기도 곧 그렇게 될거야."
2012/01/03 10:00

옆집여자


새로 이사한 오피스텔 옆집에는 40대 정도의 여자가 산다.
무척이나 내 스타일이여서 며칠간 관심있게 보았는데 아무래도 혼자 사는 것 같다.

평소에는 사람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살고 있지만,
주말이 되면 남자친구가 항상 오는 것 같다.

처음에는 부러웠다.
옆방에서 들리는 대화소리에 질투가 났다.

그런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대화가 매번 같은 느낌이다.
오래된 커플은 할 말이 없다는데, 아무래도 그런 걸까.

"오늘은 어디 갈까?"
"음."

"드라이브라도 갈까?"
"응! 그러면 도시락이라도 가져가자."

이윽고 집을 나가는 소리가 난다.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근처 주차장에 세워둔 모양이다.

며칠 뒤.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찰도 있었다.

올라가보니 옆집에 경찰과 감식관이 와있었다.
들 것에 들려 시신이 운반되고 있었다.
이어서 경찰이 오래된 카세트 레코더를 들고 간다.

그제야 주말의 대화가 같았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2012/01/03 00:00

대지진


대지진이 일어났다.
산에서 바위가 무너져 많은 바위들이 도로로 떨어졌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차 안에서 그대로 바위에 깔렸다.

뒤늦게 도착한 구조대는 생존자가 있는지 신중하게 조사했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여기 두 명이 있어요! 아들 좀 구해주세요!

구조대는 생존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여기 생존자가 있다. 아주머니께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

구조대는 밤새도록 구조 작업을 했다.
방송에서도 24시간 체제로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워낙 많은 바위와 차들이 복잡하게 깔려 있어서 생존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틀 후에야 드디어 생존자를 찾을 수 있었다.

발견된 사람은 소년이었다.
소년은 지쳐 계속 기절해 있던 것 같지만, 운이 좋게도 바위와 차 사이에 만들어진 공간에서 무사히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이 있던 걸로 추정되었는 어머니는 즉사상태였다고 한다….
2012/01/02 22:00

아내의 오해


이틀동안 지방 출장을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가 화가 난 표정으로 쳐다본다.

"당신, 이 여자 누구야? 누군데 팔짱 끼고 같이 돌아다녀?"

아내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보여준다.
아마 친구가 찍어서 보내준 모양이다.
아내는 여지껏 본 적 없는 얼굴로 심하게 화를 내고 있다.

"아, 조카야. 작은 아버지가 이혼하신 후로 명절 때 안 오셔서 자기가 몰랐구나."
"조카?"
"응, 출장 간 곳이 작은 아버지가 계신 곳이거든. 조카가 이제 취직했다고 해서 점심시간에 본 거야."
"흠…"

나는 당황해서 아내를 달랬다.
아내는 그녀를 죽인다며 심하게 흥분했지만
계속 이야기하다보니 오해를 풀었다.

"미안해. 여보. 내가 잠시 이상했었나봐."

아내의 화가 누그러진 것 같다.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든 없애보려고 농담을 던져본다.

"괜찮아, 하지만 오해해서 모르는 사람을 저녁 식사로 만들면 안돼. 알지~?"

그러자 아내는 웃으면서 말했다.

"응, 이제는 하지 않을게."
유령이 나와서 심령사진이 찍힌다는 흉가가 있었다.

어느 날, 학교가 끝나고 친한 친구와 그 곳에 가기로 했다.
가는 도중 친구는 편의점에 들려 마실 것 좀 사온다고 했다.

나는 먼저 흉가에 도착했고
친구는 조금 늦게 도착했다.

흉가는 어두컴컴하고 분위기가 으스스했다.
하지만 소문은 그저 소문이었던지, 흉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 사진을 찍어 보기로 한다.
흉가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디카라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화면에는 그저 찍은 그대로만 보일 뿐이었다.
나나, 친구가 그저 홀로 찍혀있을 뿐이다.

아무래도 헛소문이었던 것 같다.
허무해진 우리는 그대로 흉가를 나왔다.

다음날.
학교에 가니 친구가 등교하지 않는다.
감기몸살이라도 걸린가 싶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오셔서 이야기한다.

"어제 **가 학교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순간 이해됐다.
과연 심령사진은 반드시 찍히는 곳이었다….
역에서 남자가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다른 남자가 와서 말을 건다.

"기차는 언제 옵니까?"
"곧 올걸요."

"음, 언제쯤입니까?"
"10분 정도면 올 거에요."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옆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10분 후 열차가 도착했다.

역은 소란스러워졌다.
누군가 외친다.

"왜 아무도 자살을 말리지 않았지!?"
태그 , ,
여느 때처럼 학교에서 일찍 돌아왔다.
중학교라서 오빠처럼 야간 자율 학습도 하지 않아서 일찍 돌아온 날은 심심하다.
그래서 조금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던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수화기 건너 친구에게서 희미하게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친구 역시 집에 혼자 있었다.
친구 뒤에서 들리는 것 같은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자세히 들어보니 아기 울음소리였다.

"혹시 아기 울음소리 안 들려?"

하지만 친구는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집 밖에서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게 이야기 하는 도중에도 울음소리는 계속 되고 있다.

친구는 겁에 질려 바로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괜히 이야기 했나 싶지만, 일단 내가 무섭게 한 거니 친구네 가기로 했다.
친구네 어머니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같이 있기로 했다.

하지만 친구네 도착하니 울음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괜히 나까지 무서워졌다.
서로 벌벌 떨며 어른들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도 잠시 후 친구 어머니께서 돌아오셨다.

친구 어머니께서 돌아오셔서 안정이 되었다.
친구도 안심해 하는 표정이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집에 돌아가자 이번엔 친구가 우리 집에 전화했다.
괜히 왕복하게 해서 미안한 모양.
그런데 전화를 받자 친구가 다시 울먹이기 시작한다.

"혹시 아기 울음소리 안 들려? 이번엔 나한테 들려……."

하지만 내게는 들리지 않았다.
친구는 무서워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나도 당황해서 같이 울었다
울면서 어머니를 부르고 있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옆집 아주머니와 어머니다.
내가 우는 소리에 깜짝 놀라 찾아오신 것 같다.
어머니는 옆집에서 말씀을 나누고 있었던 것 같다.

어머니께서 돌아오시자 조금은 안심이 됐다.
일단 전화를 끊으러 갔다.
친구에게 어머니께서 돌아오셨다고 전해주는데, 친구가 말했다.

"어…… 아기 울음소리가 안 들려. "

내 응답을 기다리던 친구는 전화로 계속 울음소리 듣고 있는데 갑자기 소리가 그쳤다고 한다.
혹시 옆집 아주머니가 돌아간 것과 동시였을까.
어쩌면 이번엔 아주머니가 데려갔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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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께서 입원하셨다.

누나와 함께 병원에 문병 갔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자 어린 여자아이가 타고 있었다.

"손님, 몇 층 가세요?"

라고 물었다.
엘리베이터 안내 흉내라도 내면서 노는 것 같았다.

"1층으로 가주세요."
"네에~ 감사합니다~"

여자아이는 귀엽게 미소 지으며 1층을 눌렀다.
딸을 키우는 재미는 저런 걸까.

1층으로 내려가던 도중,
2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환자복을 입은 야윈 남자가 탔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몇 층 가세요? 라고 물었다.
남자는 쑥스러운 듯,

"지하 2츠층……"

이라고 중얼거리고는 엘리베이터 한쪽 벽에 기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여자아이는,

"1층 외래병동입니다.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귀엽게 안내해주었다.
병원에서 나오면서 누나한테 말했다.

"엘리베이터에 있던 여자아이 귀엽지?"
"응, 완전 귀엽더라!"
"중간에 탄 사람은 쑥스러운지, 제대로 대답도 못 하더라고.ㅋ"

그러자 누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 중간에 누가 탔어?"

생각해보니 그 병원에는 지하 2층은 없었다.
2011/10/04 15:00

건널목에서

지방출장을 갔다.
술을 즐겨 마시진 않지만, 거래처의 부담스러운 접대에 어쩔 수 없이 평소 주량보다 많이 마시게 되었다.

회사에서 지정해둔 숙소는 유흥가에서 조금 멀었다.
택시를 타고 가기에도, 걸어가기에도 애매한 거리.
술도 깰 겸, 걸어가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는 철도 건널목이 있다.
도시에선 낯설지만 이 곳에는 주택 근처에도 철도 건널목이 있다.
건널목에 도착하자 차단기가 내리고 경고등이 켜졌다.

잠시 후 기차가 지나간다.
하지만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다.

몇 분을 더 기다려 봤지만 차단기는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손으로 올려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취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왠지 오기가 생긴다.
온 힘을 다해 올려보니 차단기가 올라가는 것 같지만 다시 내려온다.

악전고투하고 있으니 뒤에서 경적소리가 들린다.
택시기사가 손짓하며 부르고 있다.

"손님! 손님!"

택시 탈 거리가 아니어서 안 탄다고 말하고는 다시 차단기를 올리려 했다.
그런데 택시기사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아까보다 더 큰 소리를 부르고 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 택시기사에게 갔다.
택시기사는 내가 오자 일단 타라고 재촉하며 자신도 자리에 탑승했다.

"봤어요?"
"네???"

택시기사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흠, 손님은 못 봤군요……"
"뭘 봤냐는 거죠, 뭔데요?"

택시기사는 다행이라는 말투로 내게 말했다.

"아까 손님이 건널목에 서 있길래, 차단기에 매달리고 있는 아이한테 내려오라고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까…….
없었어요. 그림자가.
그 아이한테는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필사적으로 부른 거에요."

아마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였을거다.
내겐 보이지 않았던 그 아이는…….
태그 ,
예전 수업시간에 저희 국어 선생님이 들려주신 그 분의 경험담입니다.

저희 선생님은 남자 분 이신데도 얼굴이 좀 곱상하달까, 다소곳하게(?)생기셨고 체구도 남자치고는 왜소하신 편이라 첫 인상이 좋게 말하면 온화해 보이고 나쁘게 말하면 만만해 보이는 그런 분이십니다.

어느 날, 선생님이 새벽까지 친우들과 격한 우정을 다지시다 수업준비 할 게 있어서 먼저 빠져나오셨답니다.

택시 구하기가 힘들 시간대라 10분여를 방황하다 가까스로 한 대가 앞에서 멈췄는데, 선생님이 **동 괜찮으세요? 하니까 꼭 무언가를 가늠하듯이, 잠깐 선생님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랍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셨대요.

선생님은 한창 장거리 손님 태울 시간에 자기 목적지는 15분 달리면 도착하는 거리라 태울까 말까 고민했던 거라고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조수석에 탔답니다.


그런데 탄 지 1분도 채 안 돼서 택시기사 분들 프로필 같은 게 붙어 있어야 할 자리가 그냥 휑하니 비어있다는 걸 깨달으셨답니다.

선생님이 그 공백을 멍하니 보고 있으니까 기사 아저씨가 먼저,

"아 그거요. 오늘 저녁에 어떤 손님이 그 위에 커피를 쏟아서요. 너무 보기 흉해서 그냥 치웠어요."

이러더니 대뜸,

"아, 그러고 보니 커피 있는데. 드실래요?"

하더랍니다.

선생님은 좀 이상한 기분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택시범죄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라는 인식이 강해서였나, 크게 개의치는 않았답니다.

그것과는 무관하게 선생님이 선천적으로 커피를 못 드시는 체질이라 감사하지만 커피를 못 마신다고 거절하니, 기사 분이 아무렇지 않게 녹차나 식혜도 있다면서 운전석 옆에 놓인 무언가를 뒤지더랍니다.

거기에 마침 신호가 걸려서 차가 멈추니까 기사 분이 아예 몸을 틀어서 뭘 뒤적뒤적 하는데, 찾는 게 안 나오는지 계속 "어? 어? 왜 없지? 이상하다. 어?" 이 말을 반복하더랍니다. 선생님은 그냥 웃으면서 됐다고 했는데 들은 척도 안 하고 계속 뒤적뒤적, "왜 없지? 없을 리가 없는데." 이것만 반복하더라는 겁니다.

계속 찾는 게 안 나오니까 이 분이 점점 말투가 난폭해지고 동작이 커지더니 이윽고 말에 욕설까지 섞이기 시작했답니다.

"아 씨*, 왜 없어!"

선생님은 점점 기분이 이상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조수석 옆문에 손을 가져갔고, 그 순간 신호가 바뀌었답니다. 근데 그러거나 말거나 기사 아저씨는 계속 욕설을 내뱉어가며 뭘 뒤지고만 있고, 뒤차에서는 빵빵 경적을 울려대기 시작했습니다.

경적 소리에 번쩍 정신이 든 선생님은 택시비를 뿌리듯이 집어던지고는 그냥 문을 열고 도로로 뛰쳐나왔답니다.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등 뒤에서 "있다! 있어야지!" 하는 소리가 들렸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답니다.

기사 아저씨가 들고 있는 건 녹차나 식혜 같은 게 아닌, 굉장히 육중해 보이는 웬 공구였답니다.

선생님은 힘이 풀리는 기분에 정신없이 도로를 가로질러 달려서는 근처에 있던 편의점으로 들어가 룸메이트한테 전화를 걸었고, 룸메이트가 올 때까지 편의점에서 떨고 있었답니다.

저희한테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그냥 가로질렀다는 게 더 무섭다며 웃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셨지만, 그래도 바로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안 좋은 일을 당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왠지 오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투고] 꼬꼬쿠리
[추신] 영화 블라인드 개봉 이전에 올라왔던 투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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